남북관계 급진전에 접경지 땅값 초강세..'묻지마 투자' 주의보

- 들썩이는 휴전선 접경지 토지가격 - 1993년 北 NPT탈퇴 때 6% 급락 2008년 관계악화 때도 떨어져 - 들썩이는 휴전선 접경지 토지가격…파주 문산역 이남 지가 최근 20%↑


[파주=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파주 등 휴전선 접경지역 토지시장이 요즘 심상찮다. 비무장지대(DMZ)와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지역 뿐 아니라 파주시 문산읍 이남 땅값도 들썩이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 이슈와 함께 각종 개발 프로젝트들까지 순조롭게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없이 좋다가도 예상치 못한 일로 경색되곤 했던 남북관계를 감안하면 무리한 대출을 낀 ‘묻지마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잇단 개발호재에 토지 가치 상승… 통일경제특구 기대감

22일 현지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공사가 한창인 서울~문산 고속도로가 오는 2020년 개통하면 1번 국도 ‘통일로’, 철도 노선 ‘경의중앙선’ 라인과 함께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오는 2024년에는 제2외곽순환고속도로까지 연결된다. 비슷한 시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도 파주 운정신도시까지 운행에 나선다.

파주시는 접경지역이라는 핸디캡을 갖고 있지만 크고 작은 산업단지들도 자리잡고 있다. 월롱면에는 LG디스플레이(034220)LG화학(051910) 공장이, 문산읍에는 LG이노텍(011070) 공장이 있다. 협력사들은 인근 선유산업단지와 당동산업단지에 포진해 있다. 경의중앙선 파주역 남쪽 파주읍 봉암리·백석리 일원 49만1094㎡ 부지에는 파주 센트럴밸리 산업단지가 신규 조성 중이다.

박용득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파주시 부지회장(태광공인 대표)은 “개발이 제한된 민통선 내 토지에 비해 기본 개발계획이 잘 짜인 파주시 중심부 땅의 가치 상승 가능성이 당장은 더 크다”며 “통일로와 경의선 라인, 서울~문산 고속도로 나들목(IC) 주변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특히 통일 이후에는 파주가 남북을 잇는 중심도시로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파주 통일경제특구 계획은 앞서 지난 2016년 지역구 의원인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파주을)에 의해 제20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발의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파주와 개성·해주 연계 통일경제특구 조성’ 및 ‘북부 접경지역 규제 완화와 미군공여지 국가주도 개발’을 약속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는 작년 말 파주 연장구간을 포함한 GTX-A노선의 예비타당성 평가를 통과시켰다.

이 같은 개발 호재와 규제 완화 기대감에 문산역 이남 토지 가격도 최근 30% 가량 뛰었다. 작년 초부터 3.3㎡당 21만~23만원에 거래되던 파주읍 땅(농지 기준)은 현재 28만~30만원에 팔리고 있다.

문산역 인근 한진공인의 김윤식 대표는 “남북 분단 때문에 섬나라처럼 살아오면서 서울 남쪽으로 향해 있던 개발 에너지가 남북교류가 본격화하면 도로나 철길 건설 등 북쪽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며 “토지는 환금성이 약하다고 하지만 이 지역은 잠재 매수 대기수요가 많아 원할 때 처분도 용이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남북관계는 예측 불가 리스크… “장기적 관점에서 여윳돈 투자해야”

서울과 개성·평양의 연결고리로서 파주시의 미래 위상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만 ‘묻지마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과거에도 남북관계 개선으로 접경지역 땅값이 급등했다가 정권 교체나 북한의 갑작스러운 도발로 가격이 고꾸라진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98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급등했었던 접경지역의 토지 가격은 이후 1990년대와 2000년대 후반 조정의 시기를 꼭 거쳤다. 이는 당시 남북관계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파주시 토지가격이 무려 51.85% 뛰었던 1989년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북한을 직접 방문해 금강산 관광개발사업 추진 합의를 받아낸 해였다. 그러나 이후 1993년 국제원자력기구가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특별사찰을 요구하자 북한은 이를 거부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으로 맞서면서 한반도 내 긴장감이 고조됐다. 그해 파주 땅값은 6% 넘게 떨어졌다.

이후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에 분단 이후 처음으로 평양에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서 다시 접경지역 부동산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파주 땅값은 2002년과 2004년에 각각 15.36%, 13.29% 올랐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8년에 남북관계가 급속히 얼어붙으며 파주 지가도 10년 만에 하락(-0.18%)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후 1% 안팎의 지지부진한 오름세를 이어오다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 2.81% 상승하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남북관계 변화로 가격이 급등락했던 탓에 최근 가격 상승으로 겨우 과거 고점 수준을 회복한 상황이다. 그동안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한 투자자도 적지 않다.

문산읍 당동리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조병욱 태영공인 대표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종전선언 논의 등 이전보다 한 차원 더 높은 수준의 관계 개선이 보여질 것”이라면서도 “과거 정권 교체에 따른 영향을 보면 접경지역 부동산 시장은 다른 지역보다 변동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용득 태광공인 대표는 “남북관계는 항상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에 무리해서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건 위험하다”며 “장기적으로 10년 정도는 이익창출이 안 돼도 큰 손실이 없는 분들에게 투자를 권한다”고 말했다.

성문재 (mjse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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